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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재난소득, 결국 경기도민 빚…14년간 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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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11-10 11:28 조회 3,76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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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0&oid=005&aid=0001406777


경기도가 이른바 ‘비상금 통장’까지 총동원해 마련한 1·2차 재난기본소득 재원 총액 2조7000억원의 상당부분은 경기도민들이 결국 앞으로 고스란히 갚아야 할 돈이다. 경기도는 이를 갚기 위해 또 다시 빚을 내서 갚는 ‘차환(借換)’ 개념을 도입하고 상환 종료 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2029년에서 2035년으로 6년 더 늘렸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특정 연도에 갚아야 할 돈이 최대 5000억원 수준으로 치솟아 도 재정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기도의 상환 계획을 심사한 뒤 경기도 의회조차 “빚을 내서 또 빚을 갚아야 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나절만에 뒤바뀐 상환 계획…“빚 내서 빚 갚는다”


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지난달 25일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1·2차 재난기본소득의 주요 재원으로 쓰인 지역개발기금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상환 계획을 보고했다. 경기도가 지난해 지급한 1차 재난기본소득 비용은 1조3430억원, 올해 설 이전에 모두 지급키로 한 2차 재난기본소득 비용은 1조 4035억원이다.

이 중 지역개발기금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끌어온 금액은 총 2조원으로 1·2차 재난기본소득 전체 재원의 75% 가량을 차지한다. 재난기본소득 재원은 당초 사용목적이 명시된 기금에서 사업통장으로 재원을 빌려오는 구조여서 어떻게 다시 빈 곳간을 채워넣을지 상환계획을 필수적으로 밝혀야 한다.

하지만 경기도는 심사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2029년까지 상환이 끝나는 걸로 보고했다가 오후 심사 때 상환 종료시점을 2035년으로 늦춰 ‘14년에 걸쳐 상환하겠다’는 입장으로 변경했다. 막대한 재원을 총동원하는만큼 이를 상환하는 계획 역시 치밀하게 짜여져야 하는데 반나절만에 바뀐 것이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도의원들은 경기도가 충분한 설명도 하지 않고 일을 진행시켰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의 정희시 의원은 당시 기재위 회의에서 “상환 기간을 오전에 설명할 때는 ‘3년 거치 5년 상환’으로 보고한 것으로 아는데 갑자기 상환 기간을 14년으로 연장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어 “상환 시나리오를 몇차례 요구했지만 (경기도가) 제출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기재위 위원들이 관심을 표명하니까 이제 와서 14년으로 늘린 것 아니냐”고 따졌다.

최원용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이에 대해 “지금부터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단계적으로 가려면 올해 본예산부터 1400억원을 일단 일반회계로 넣어야 한다. 이 부분을 지사님한테 보고를 드려야 됐다”고 해명했다.

“결국 미래 세대 돈 썼다” 우려 쏟아져


경기도 의회 예결특위에 따르면 당초 상환계획상으로는 지역개발기금(3년 거치, 5년 균등분할상환)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2년 거치, 3년 균등분할상환)을 갚는 과정에서 2024년부터 5년간 자금부담이 3000~5000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구간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되면 도 재정운용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듯 앞으로 갚아야 할 빚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경기도는 상환 기간을 기존 계획보다 6년 더 늘려 평균 상환액을 낮추는 방안을 의회에 보고했다. 동시에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2000억원을 지역개발기금에서 다시 빌려 기존 채무를 갚는 ‘차환’ 방식도 도입했다. 일단 새로 빚을 내 기존의 빚을 돌려막은 뒤 추후 다시 빚을 갚는 방식이다.


경기도 의회 논의 과정에서는 여러 의원들이 우려를 제기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결국 미래세대의 돈을 가져다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 소속의 김중식 의원은 “도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하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결국은 부메랑이 돼서 그 부담이 다 도민들한테 부담이 된다. 빚을 내서 또 빚을 갚아야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임기가 내년 6월 완료되는 이재명 지사는 대선 출마로 임기 만료 전 지사직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 지사가 재난기본소득으로 대선 주자로서의 정치적 효과만 누리고 실제 부담은 차기 지사에게 고스란히 넘긴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의 원미정 의원도 “미래 세대, 차기 지사에게 부담을 주는 방식은 굉장히 무책임할 수 있다”며 “최소한 임기 중에라도 재정확보를 통해서 갚을 수 있는 계획들을 세워야 된다”고 비판했다.

경기도 “여유재원 활용, 세금 추가부담과는 무관”


경기도가 이처럼 천문학적인 재원을 통해 재난기본소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회의 감시·견제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재난기본소득을 같은 당인 민주당 소속의 도 의원들이 제동을 걸기에는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

도 의회 구성도 이 지사에게 유리하다. 경기도 의회는 민주당 소속이 132명으로 전체의 93.6%를 장악하고 있다. 특히 도 예산과 기금을 심사하는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13명 가운데 야당 의원은 단 1명뿐이다.

경기도는 이날 국민일보 보도와 관련해 설명자료를 내고 도민들의 추가세금 부담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경기도는 “재난기본소득 재원은 보유중인 기금 여유재원을 활용한 것으로 지방채 활용 등 세금 추가 부담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개발기금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규정상 채무는 아니지만 안정적 회계관리를 위해 연차별로 해당기금에 편성할 것”이라며 ““재난관리기금과 재해구호기금의 경우에도 내년 적립액 등을 포함하면 3700억원 규모의 예치금이 있기 때문에 재난 대응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환 기간을 늘려 계산해봤는데, 재정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게 내부 결론”이라며 “세입 등 재정 상황이 매년 바뀌기 때문에 상환 계획을 확정적으로 발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판 백상진 이현우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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